Archive | October, 2011

스타트업 스프링보드 48 실리콘밸리

지난 10월 21일(금)부터 23일(일), 약 48시간의 시간 동안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한 NASA (미 항공 우주국) 리서치 센터 안의 싱귤레러티 대학(Singularity University)에서는 TIDE Institute희망제작소가 공동 주최한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습니다. 제목은 ‘스타트업 스프링보드 48‘, 즉 그 자리에서 즉시 팀을 만들고 48시간동안 아이디어를 모아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입니다. 약 40여명이 모였는데 무려 20개가 넘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그 중 가장 표를 많이 얻은 아이디어 12개가 선정되고, 아이디어를 제시한 사람이 CEO가 되어 팀원들을 고용해서 그 즉시 일을 시작합니다. 얼마 전에 서울에서도 같은 주제로 행사가 열려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습니다.

비전을 가지고 이번 행사를 기획한 고산씨가 나와서 취지를 설명한 후에 싱귤레러티 대학의 CEO가 나와 싱귤레러티가 가진 이념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행사 취지를 설명하는 고산 TIDE Institute 대표

이 행사에 저도 비빔밥 레스토랑 아이디어를 가지고 참여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더군요. 아래는 금요일에 바로 만들어진 저희 팀 사진입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전에 호텔에서 일했었고, 유명한 여의도의 씨푸드 부페, “무스쿠스“의 초기 셋업에 참여한 후 현재 샌프란시스코 일식 레스토랑에서 셰프(chef)로 일하는 황익주씨와, 프렌차이즈 사업에 관심이 많아 전부터 이 분야를 연구해온 버클리대 경영학과의 장영준씨가 참여해서 정말 알차고 열띤 3일을 보냈습니다.

즉석에서 결성된 드림팀, Mix'n Bowl

서울에 이어 이번에 실리콘밸리에서 열렸고, 다음주에 또 보스턴에서 있을 이 행사를 기획하느라 정말 수고했던 네 사람을 밸리 인사이드가 만났습니다.

이번 행사를 함께 기획한 황동호, 유영석, 고산, 이지혜씨

조성문: 지금 하고 계신 일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신다면요?

이지혜: NYU Stern의 MBA 과정에 재학중이고, 그 전에는 Acadian Asset Management라는 자산관리 회사에서 일하며 주식 자산 운용을 했습니다.

고산: 저는 TIDE 인스티튜트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TIDE는, 작년에 영석씨와 제가 싱귤레러티 대학에서 만난 것이 계기가 되어 만든 비영리 단체입니다. 제가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에 진학하기 전에 과학 기술을 통해 정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실리콘밸리의 이 분위기가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bar)에서 만난 사람이 자신의 사업 모델에 대해 설명하고, 회사에 있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에서도 분명히 그런 때가 있었습니다. 역동적인 오늘날의 한국을 만든 것이 그런 정신이라고 믿는데, 그 정신을 다시 가져오고 싶었습니다.

유영석: 한국에서 Upstart라는 소셜 펀딩 인터넷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TIDE의 Cofounder이자 상임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황동호: TIDE에서 교육 국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에서 MJ라는 주얼리 유통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며 재미난 일을 찾고 있던 중에 산 형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서울에서 열렸던 영 제너레이션 포럼 행사 기획을 함께 한 것이 계기가 되어 TIDE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조성문: 어떻게 해서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하게 되었나요?

이지혜: 저는 창업에 항상 관심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회사 일때문에 실현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이런 기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고산: 저는 현재 이공계 백그라운드를 가진 과학기술인들이 사회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관심이 있습니다. 미국에, 54시간동안 팀을 짜서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스타트업 위켄드라는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직접 참여해본 후에 이런 것을 우리 한국인들끼리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창업에 열기와 관심이 많으나 같이 일할 사람들을 찾지 못해서 그 열기가 식어버리는 것을 보면서 아쉬웠던 참이었거든요. 처음에는 아이디어만 있었는데 이지혜씨가 구체적인 일들을 담당하면서 일이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조성문: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요?

황동호: 한국에 있으면서 원격으로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서 가장 어려웠습니다. 보스턴에서 있을 행사를 기획했는데 장소를 구하기가 힘들어 어려웠지요. 여기 저기 알아보던 중 MIT 총학생회장을 알게 되어 이메일로 주고 받으며 장소를 확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지혜: 힘든 점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렇게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오늘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함께 기획하기는 했지만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실현되는 과정을 옆에서 직접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어려웠던 점이라면, 우리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일하다보니 복잡해진 아이디어를 문서로 정리하고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고산: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만, 조성문, 노범준 씨 등 실리콘밸리에 계신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결국 오늘에 이를 수 있었네요.

조성문: 앞으로 이루고 싶은 각자의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요?

황동호: 저는 본업에 충실할 때 시너지가 나온다고 생각하고, 지금 하고 있는 무역 관련한 일들을 계속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한편, 제가 2007년 11월 14일에 써서 지갑에 항상 넣고 다니는 말이 있습니다. “선한 영향력을 미쳐서 사람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자.” TIDE가 저에게 그런 터전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그 비전에 공감하고 참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유영석: 누구든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계속해서 하고 싶습니다. 제가 하는 소셜 펀딩 회사와 TIDE 모두 그 비전에 따라 하고 있는 일입니다.

고산: 저는 한국이 실리콘밸리를 능가해서, 우리나라에서 민간 우주선을 개발하는 날을 꿈꿔 봅니다.

이지혜: 저는 우주선을 만드시면 타고 가고 싶구요 (웃음), 저는 제가 가진 것을 나누고 함께 자라가는 것에서 기쁨을 많이 느낍니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새로운 것들이 자라나고 커 가는 과정을 함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것이 이 행사와 미션을 함께 하는 이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Business savvy한 public service woman’이 되고 싶은데요, 즉 사업 감각을 이용해서 공익을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

고산: 그렇다면, ValleyInside에 대해 가지는 조성문씨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조성문: 제 블로그에서도 밝혔듯, 저는 블로그를 쓰면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장 많이 영감을 얻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리콘밸리에 사는 사람, 그리고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제가 받은 영감을 전달해주는 것이 저의 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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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에는 트랜스링크 캐피털의 Jay Eum 파트너, 월든 인터네셔널의 Phil K. Yoon 이사 등이 참여, 매우 실질적인 조언을 해 주어 더욱 값진 시간이 되었습니다.

진지하게 심사중인 모습

최종 1등은 EduFight 팀이 차지했습니다. 교육과 게임을 연결시켜 아이들이 재미를 누리면서 배우게 하자는 취지인데, 48시간만에 게임을 기획하고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후, 이를 들고 나가 실제 미국의 한 어린 아이에게 해보도록 하고, 그 부모가 “이런 게임이라면 다운로드하겠다.”고 말한 것을 영상에 담아와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1등을 차지한 팀, EduFight. 에버노트, 야후, 이베이 등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다음주 말에 있을 보스턴 행사가 또 창업에 열정 있는 많은 한국인들이 모이는 좋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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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마케팅 전략팀장, 조용범

조용범(www.facebook.com/ybjoe, @benjaminjoe), 그의 또 다른 이름은 Benjamin Joe(벤자민 조)이다. 밸리인사이드 첫 번째 인터뷰 대상자로 그를 선택한 것은, 그의 삶을 통해 필자가 많은 것을 배웠고, 그런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할 가치 있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더 많이 알려질 인물이기에 여기서 발굴해서 알리고 싶었다.

2011년 10월 14일 금요일. 팔로 알토의 페이스북 본사 사무실에서 하워드님과 함께 그를 만났다. 한 바퀴 돌며 페이스북 사무실을 구경했는데, 칸막이 없이 뻥 뚫린 책상 배치와, 스타트업 분위기를 내기 위해 천장을 없애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첫 회사 생활을 IBM에서 시작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학교를 제외한 첫 사회 경력은 대학 1학년 때 친구와 만든 LuxforLess라는 스타트업에서 시작한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 더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IBM에서 약 5년간 일하다가 하버드 경영대학원(HBS)에 진학했고, 벤처캐피털과 페이스북에서 여름 인턴십을 하고 MBA를 마친 후에 맥킨지 실리콘밸리 오피스에서 근무했다. 2년간의 컨설팅 경력 후에 지금 일하는 곳은 페이스북이다. 그의 현재 직함은 글로벌 고객 마케팅 전략팀장 (Strategist, Global Customer Marketing)이다.

점심식사가 끝나고 페이스북의 한 회의실에 앉아 인터뷰를 시작했다.

페이스북 마케팅 전략팀장 조용범 (Benjamin Joe) 인터뷰

현재 페이스북에 하는 일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세요.

저는 현재 페이스북의 마케팅 전략팀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특히 테크놀러지 관련 회사와 아마존과 같은 e-commerce 회사들을 위한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의 social commerce 관련 비젼을 수립하고 관련 파트너사들을 발굴하고 협업하는 일도 함께 맡고 있습니다.

원래 IBM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해서 경력을 쌓아가다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진학했는데, 왜 MBA를 선택하게 되었는지요?

당시 IBM 에서의 회사생활이 즐겁고 함께 일하던 사람들도 좋아서 회사를 떠나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아내의 권유와 주위 많은 사람들이 더 큰 시장에서 일하면 어떻겠느냐고 권유를 하기에, 그렇다면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비즈니스 스쿨을 지원하게 됐습니다.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합격을 했네요? (웃음) 비결이 뭔가요? 지금 돌이켜봤을 때, 당시 학교 입학 담당자가 조용범씨의 어떤 점을 높게 평가했던 것일까요?

운이 좋았지요. (웃음) 유학을 도피의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훌륭한 분들에게 좋은 추천서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떠나고 싶어서, 주변 사람들을 권유해서 추천서를 받아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독려하면서 추천서를 써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에세이 주제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했습니다. 대부분 지원자분들이 1-2개월에 걸쳐 쓴다고 들었어요. 전 거의 6개월 넘게 에세이를 썼죠. 그러다 보니 제 장점과 단점, 그리고 개인적으로 발전해 나가야할 부분에 대한 생각을 많이하고 그걸 에세이에 표현할 수 있었어요. 아마 학교에서 그런 면을 좋게 봐준것이 아닐까요?

MBA 1학년 인턴십으로 벤처캐피털을 선택했는데, 왜 벤처캐피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요?

제가 MBA 진학할 때, 하고 싶었던 것이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VC(벤처캐피털)이었고, 또 하나는 컨설팅이었습니다. 제가 IBM에 있을 때 영업 일을 했었어요. 영업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전쟁터에 최전선에 서서 전술을 실행하는 일과 같습니다. 그런 일을 하다보니, 이번에는 한 발짝 떨어져서 전체적인 그림을 보며 전략을 짜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지요. 기술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VC에서 일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한 이유도 있구요.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입학하기도 어렵지만, MBA를 졸업하고 현지에서 좋은 회사에 취직하기는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모두가 선망하는 회사인 맥킨지의 실리콘밸리 오피스에 취직을 했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저는 남들만큼 똑똑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력을 남들보다 더 많이 합니다. 컨설팅 준비하는 동안에, 맥킨지 실리콘밸리 오피스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매주 이메일을 보내며 조언을 구했고, 커피 마시자고 말하면 보스턴에서 여기까지 날아와서 식사를 하기도 하는 등, 공을 많이 들였어요.

제가 만나는 사람마다 조용범씨 너무 샤프하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그러던데요?

아, 그 분들은 저를 아직 잘 모르시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웃음)

뭔가 하고 싶은게 있으면 목표를 확실히 정한 후 집중해서 그것을 추구해왔던 것이 오늘날에 이르게 한 것 같군요.

주변을 살펴보면, ‘이것이 하고 싶다’, ‘저것이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런데 정말 하고 싶어하는 것인가 의문이 들 때가 있어요. 정말 하고 싶다면 엄청난 노력을 들일 것이 분명하거든요. 말로만 이야기하며 행동이 따르지 못한다면 정말 하고 싶은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저는 남들이 보면 너무 시간 낭비한다거나 너무 집중한다싶을 정도로 몰입하는 스타일입니다. 예를 들어, 맥킨지 인터뷰를 하러 왔을 때 즈음, 저는 이미 여기서 저를 인터뷰하기로 한 사람들을 모두 알고 있었어요. 이미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개인적으로 연락을 했었거든요.

우와, 대단한 집중력이네요. 제가 미국에서 학교 졸업 후 취직에 성공하는 사례를 많이 봤지만 그 정도까지 집중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네요.

맥킨지에서 페이스북으로 회사를 옮기게 된 것도, 그런 노력의 영향이 컸습니다. 아는 사람 한 명을 통해 나머지 사람들을 모두 소개받아서 이야기하거나 만났었고, 결국 공식 인터뷰를 할 때 즈음엔 모든 사람들이 저를 알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취직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팁이군요. 조용범씨 경력을 보면, 대학 1학년 때 창업해서 6개월간 운영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어찌보면 지금의 길트 그룹(Gilt Groupe: 값비싼 명품의 재고를 멤버들에게 파는 방식으로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 모델 비슷한 건데요, 당시 이탈리아에서 온 친구가 있었는데, 이탈리아 명품을 생산하는 공장들과 좋은 인맥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 재고들을 한국에 가져와서 팔면 사업이 되겠다고 생각했죠. 공장 입장에서는 재고를 처리할 수 있어서 좋고, 한국 고객들은 명품을 싸게 살 수 있어서 좋구요.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팔기 시작했는데 꽤 잘 사업이 잘 되서 돈을 괜찮게 벌었어요.

이 사업을 하며 엔젤 투자를 몇 군데에서 받았는데, 알고 보니 그 중 한 분이 조직 폭력배에 연관이 있었던거죠. 4개월쯤 지나자 순익분기점을 지나며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어느 날 그 분이 저와 제 사업 파트너를 강남의 한 지하로 부르시더라구요. 그러더니 하는 말이, “오늘부터 이 회사는 제가 갖겠습니다.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집에 돌아가세요.” 하는겁니다.

그 말을 듣고 겁에 질려서, 회사를 무조건 넘겨주기로 친구와 합의하고 이 일을 무덤까지 비밀로 갖고 가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학교 생활로 돌아왔지요.

재미있네요. 무덤까지 갖고 가야 할 이야기인데 이렇게 공개해도 되나요? (웃음)

이제 이야기해도 될 것 같아요. 당시에는 그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엉뚱한 걸 하더니 결국 꼴 좋네.”라는 반응을 보이길래 기분이 상해 다시는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거든요. 그러던 차에, 미국에 와서 벤처캐피털과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 우연히 이 이야기를 꺼내게 됐어요. 듣더니 그들이 너무 좋아했습니다. 아마 이 스토리가 아니었다면 취직 못했을거에요. 그들 입장에서는 창업가들이 VC를 꺼려하고 엔젤 투자자에게 돈을 받고 싶어한다는 것이 큰 고민거리였거든요. 저더러 꼭 이 이야기를 다른 창업가들에게 해주어서 엔젤 투자가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꼭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하하하, 창업가 입장의 진짜 스토리를 가지고 그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 거네요? 당연히 좋아했겠습니다. 그 이후에도 이 이야기를 사람들하고 했나요?

페이스북에 와서도 그 얘기를 했죠. 워낙 창업 정신이 강한 회사이기 때문에 사업한 경혐이 있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거든요. 이 이야기를 해주면 다들 어썸 스토리(Awesome Story)라며 너무 좋아하죠.

재미있는 이야기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요즘 MBA 지원 시즌입니다. 최근에 MBA에 관심있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학교 졸업 후 약 2년이 지난 지금, 미국 MBA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해준다면요?

아까 드렸던 말씀과 비슷한데, 도피성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면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단지 지금 하는 일이 마음에 안들어서 유학을 탈출구로 삼는다면, 그것이 과연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지금 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하며 인정을 받은 후에, 주변 사람들이 축하해주는 마음으로 유학을 격려해주는 상황이 된다면 그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MBA에서 가장 크게 얻는 것 중의 하나가 다양한 뛰어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열린 사고를 가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기 때문에, 남들의 장점을 인정하고 그로부터 배우려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들이 학교 생활도 성공적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MBA란, 교실에서 교수님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받는 것이 목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므로, 어떤 교수가 유명하기 때문에 그 학교를 가야겠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클래스 동기들을 통해 얻고 배우는 것이 어떻게 보면 더 중요하거든요.

그 말에 공감이 정말 많이 되네요. 조용범씨가 말한 대로 MBA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분들을 저도 종종 만나거든요. 참, 얼마 전에 TEDxHanRiver라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주최하는 TED 행사에서 키노트 연설을 했었다고 알고 있는데, 주된 내용이 무엇이었나요?

왜 우리 나라에서 성공적인 소셜 비즈니스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즉 소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을 많이 보기 어려워요. 요즈음의 소셜이란 것이 정말 새로운 패러다임인 것이, 전에는 온라인에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정보 위주였지만, 요즘엔 어떤 행동들을 같이 할 수 있잖아요. 소셜 게임이 그 중 하나의 예이구요. 요즘엔 음악을 같이 들을 수 있고, 이제 곧 영화도 소셜 플랫폼 위에서 같이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결국, 오프라인에서 우리가 하는 많은 사회적 활동들이 하나씩 온라인으로 옮겨지게 될 것입니다. 이 곳 실리콘밸리에서는 그런 고민을 하는 회사들이 참 많고, 그런 회사들이 투자도 많이 받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만들어진 8억명이 이용하는 거대한 소셜 플랫폼을 활용하기보다는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노력이 더 큰 것 같아 이 점을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소셜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회사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나중에 TEDx 동영상이 올라오면 꼭 봐야겠군요. 이제 조금 더 스케일이 큰 이야기를 해볼까요? 좀 추상적인 질문인데, 소셜 네트워크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요?

소셜 네트워크 개념은 이제 없어진 것 같습니다. 소셜 플랫폼이 더 정확한 표현이 되어가고 있구요, 페이스북이 가장 크게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소셜 플랫폼을 활용해서 다른 사람들과 더 쉽게 공유를 할 수 있을까입니다. 그리고 개발자들이 그런 것을 더 쉽게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앱을 만들 수 있도록 생태계를 제공하는 것에 관심이 있구요. 저보고 3년, 5년 후를 예상하라고 한다면, 그 때엔 페이스북 자체가 인터넷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즉, 사람들이 정보를 얻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지요. 어떤 정보이든지, 자기가 모르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정보보다는, 자신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이 생산해내는 정보를 더 신뢰하게 됨으로써 그런 정보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마크 저커버그의 비전이 그 누구보다 크지 않을까 싶군요. 마지막으로, 회사 일과 별개로 관심을 가지고 시간을 쓰는 분야가 있다면요?

사실 회사 일과 가족이 제일 큰 관심이구요, 그 외에 한 가지 제가 시간을 쓰는 것이 있다면 주변의 좋은 사람들을 통해 소개 받아 젊고 열정 있는 창업가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 분들과 이야기하며 제가 도전을 받기도 하고, 영감을 얻기도 하기에 그런 시간이 즐겁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좋은 이야기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페이스북 사무실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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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스토어 성공의 비결

스티브 잡스의 사망 이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애플 스토어에 진기한 풍경이 펼쳐졌다. 사람들이 스티브 잡스를 추모하는 글들을 애플 스토어 유리에 붙이고, 그 앞에 꽃과 촛불을 놓기 시작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애플 스토어에 가득 붙은, 스티브 잡스의 죽음을 추모하는 메시지들 (출처: @garywhitta)

사람들은 애플 스토어를 보며 스티브 잡스를 떠올린다. 마치 그것이 잡스의 초상화라도 되는 것처럼. 애플 스토어에 어떤 의미가 있길래 그럴까?

얼마전, 중국에서 가짜 애플 스토어가 들어서서 크게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다. BirdAbroad라는 필명을 가진 중국에 사는 한 미국인이 “스티브 잡스, 듣고 있나요?“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가 트위터, 페이스북 통을 통해 퍼지며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급기야 얼마 후에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신문의 첫 면에 “Made in China: Fake Stores” 라는 특집 기사를 싣기도 했다.

중국 곤명(Kunming)의 가짜 애플 스토어. 로고, 상점 디자인 뿐 아니라 티셔츠까지도 똑같이 베꼈다.

2010년 7월에는 상해에 거대한 애플 스토어가 생겨서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다.

상해 애플 스토어 오픈 첫날, 들어가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출처: http://www.renzwertig.com/)

이어서, 홍콩에는 지난 달인 2011년 9월, 세계 최대 규모의 애플 스토어가 생겼다. 압도적인 규모이고, 오픈 첫 날 압도적인 수의 사람들이 방문했다. M.I.C에서 올린 사진과 비디오를 보면 실감이 난다. 특히 잘 편집된 비디오가 볼만하다.

홍콩에 새로 오픈한 세계 최대 규모의 애플 스토어 (출처: http://micgadget.com)

한 때 미국을 호령했던 거대한 서점 체인인 Borders가 망하고, 미국 최대 오프라인 DVD 대여점이었던 Blockbuster도 망해가는 마당에, 애플 스토어는 오히려 갯수를 늘리고, 규모를 확장하고, 더 큰 스토어를 짓고, 그럴 때마다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왜일까? 사람들이 그 안에서 커피를 사 마시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길가다 보면 여기 저기 보이는 애플 스토어. 애플 제품을 쓰기 시작하면서,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더 자주 찾게 되었다. 나는 편리함때문에 아마존 또는 애플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그래도 난 애플 스토어에 간다. 팔로 알토의 매력적인 애플 스토어를 지나갈 때마다 충동을 느끼고, 샌프란시스코의 애플 스토어에 항상 북적이는 사람들을 보고 놀라고, 뉴욕 5번가를 걷다가도 애플 스토어가 보이면 꼭 들어가보고 싶어진다. 아무 것도 사지 않아도 말이다.

뉴욕 맨하탄 5번가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 (출처: http://news.worldofapple.com/)

무엇이 애플 스토어를 오늘날의 성공으로 이끌었을까? 어떤 비밀 레시피(recipe)가 애플 스토어를 이러한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었을까? 내가 생각하는 다섯 가지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매장에 직원들이 가득 있다. 보통 다른 전자 제품 가게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들어가면 즉시 누군가 와서 인사하고 맞아준다. 애플 스토어를 둘러보면 고객이 혼자 두리번 두리번 하고 있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래는, 집 근처 산타나 로(Santana Row) 근처의 애플 스토어를 찍은 동영상이다. 많은 고객들이 직원과 대화를 하고 (농담도 하고 사적인 이야기도 한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애플 스토어에 들어서는 순간 파란 옷을 입은 수많은 직원 중 한 명이 당신을 반갑게 맞아줄 것이다. 물론 당신에게 물건을 팔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둘째, 직원들이 모두 젊고, 쿨(cool)하고, 친절하다. 이는 애플의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진다.
애플 스토어의 성공 비결을 잘 분석한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Apple’s Retail Secret“에 따르면, 직원들 교육을 매우 철저하게 하고, 관리도 철저하다고 한다. 직원들이 커미션을 한 푼도 받지 않는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들의 목적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not to sell),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help customers solve problems)이라고 한다. 과연, 애플 스토어에 20번도 넘게 방문했던 기억을 돌이켜보니, 그 어떤 직원도 나에게 애플 제품을 하나라도 팔려고 했던 적은 없었다. 항상 그들의 질문은,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였다. 내가 새로 나온 제품에 관심이 있는지, A/S를 받으려고 온 건지, 아니면 그냥 둘러보려고 온 것인지, 악세사리를 사러 왔는지가 그들의 관심이지, 그 중 어떤 것도 나에게 파는 것이 그들의 관심이 아니었다.

애플 스토어의 직원 교육 매뉴얼에서는 “APPLE이라는 줄임말”로 그들의 서비스를 요약했다. 누가 생각해냈는지 정말 기발하다.

  • A: Approach customers with a personalized warm welcome (개인화된 따뜻한 환영의 메시지를 가지고 고객에게 접근할 것)
  • P: Probe politely to understand all the customer’s needs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공손하게 알아볼 것)
  • P: Present a solution for the customer to take home today (고객이 오늘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할 것)
  • L: Listen for and resolve any issues or concerns (주의 깊게 듣고, 어떤 문제나 걱정이든지 해결할 것)
  • E: End with a fond farewell and an invitation to return (친절한 작별 인사와 함께 다시 방문할 것을 초대하는 것으로 끝맺을 것)

이 다섯 가지 리스트를 보니 감탄이 나온다. 내가 애플 스토어에 갔을 때 느꼈던 것과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이 다섯 가지 원칙을 단순히 외워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 가치와 이유를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팔로 알토 애플 스토어에서 최근 일을 시작한 Nick이라는 직원에게, 어떻게 해서 여기서 일하게 되었냐고 물었더니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결코 쉽지 않았어요. 무려 6번의 인터뷰를 합니다. 채용이 되고 나서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마지막 단계에는 12일의 현장 실습이 있습니다. 3일간 애플 스토어에서 일하고, 6일은 매장을 떠나 고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만 훈련하며, 다시 마지막 3일은 셰도잉(다른 매장 직원을 따라다니면서 옆에서 관찰하는 것)을 합니다. 특히 셰도잉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우게 되요.

애플 스토어 Personal Training 섹션에서 한 노부부가 직원에게 하나 하나 물어보면서 열심히 배우는 장면. 애플 스토어에서 이런 모습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셋째, Genius Bar(지니어스 바)의 서비스가 매우 좋다. 애프터서비스를 해 주는 곳인데, 그야말로 와우(WOW) 서비스이다. 맥북이든, 아이폰이든,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라도 여기에 가져가면 된다. 품질 보증 기간 이내이거나 제품 자체의 결함일 경우 두말 없이 새 것으로 교환해주거나 공짜로 수리해준다. 이런 저런 일로 몇 번 갔었는데, 매번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한 번은 맥북의 디스플레이가 망가져서 가져간 적이 있었다. 또 수리비가 크게 깨지겠구나 했는데, 깜짝 놀라게도 공짜라고 하는 것이다. 부품의 결함이라는 것이 증명되었으므로 부품 공급 업체가 수리비를 전액 부담한다고 했다.

맥북 스크린이 이상해지더니 컴퓨터가 정지해버려서, 왕창 깨지겠구나 하고 갔는데 놀랍게도 수리비는 $0였다.

또 한번은 아이폰4 액정이 내 실수로 완전히 깨진 일이 있었다. 액정 수리비가 보통 $200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200불 깨질 각오를 하고 갔는데, Genius Bar에서 만난 직원이 “원래는 $200입니다. 그렇지만 공짜로 교환해드릴게요.” 처음에 내 귀를 의심할 수 없었다. 다시 물어봤는데, 정말로 무상 교환해준단다. 5분 후, 그 직원은 창고에서 박스에 곱게 포장된 아이폰 4를 가지고 나왔다. 아래는 그 때 기분 좋아 트윗했던 것이다.

액정 깨진 아이폰4를 무상으로 새 것으로 교환받은 날 기분 좋아하며 트윗했던 내용

이런 Genius Bar는 인기가 매우 많아 반드시 예약을 하고 방문해야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예약은 10분 단위로 받는다.

Genius Bar 예약 화면

이 곳이 애플 스토어의 Genius Bar이다. 애플 제품을 사용하다가 생기는 어떤 문제라도 여기에 가져가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넷째, 눈길을 끄는 매장 디스플레이이다. “반값 세일”, “신제품 출시 임박” 등으로 눈길을 끄는 것이 아니라, 깔끔하면서 재미있는 디스플레이로 눈길을 끈다. 아래 몇 가지 예이다.

2009년 11월, 팔로 알토 애플 스토어의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 앱을 이용해서 트리를 만들었다.

맥북 에어가 가볍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출처: http://www.best-anti-spyware.com/)

마지막으로, 어디서 구매하든지 애플 제품은 가격이 같다. 요즘, 매장에서는 구경만 하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은 다음에 나중에 구매하거나, 그 즉시 폰으로 구매하는 것이 보통인데, 맥 제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어디서 사든지 가격이 같기 때문이다. 물론 아마존에서 사면 주 정부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싸지기는 하지만, 그 경우를 제외하면 굳이 온라인으로 산다고 싸지지 않는다. 그래서 매장에 들러 그 즉시 구매하면서도 남들보다 비싸게 주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따라서, 애플 스토어에 가면 사람들이 끊임없이 손에 제품을 하나씩 사서 들고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많은 경우,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비싼 땅에 오프라인 스토어를 위해 만드는 경우가 있다. 서울 명동이나 강남의 한복판에 있는 의류 매장들은 물론 많은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관광객들로부터 많은 돈을 벌지만, 때론 비싼 임대료 때문에 돈을 잃으면서도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문을 닫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지금까지 본 애플 스토어들은 모두 임대료가 비싼 요지에 위치해 있다 (뉴욕 5번가 스토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애플 스토어는 모두 수익을 낸다고 한다. 아래 비디오는 2006년에 뉴욕 맨하탄 5번가(전 세계 명품점들이 모두 모인, 맨하탄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중 하나이다.)에 애플 스토어를 지었을 때, CNBC에서 스티브 잡스를 인터뷰하는 장면이다.

이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는 이야기한다. “정말 돈이 많이 드는 이번 스토어를 만들면서 다소 걱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번도, 돈을 벌지 못하는 플래그십(flagship) 스토어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의 애플 스토어는 하나도 빠짐 없이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번 맨하탄 애플 스토어의 경우, 24시간 열려 있게 될 것이며, 300명의 직원이 일하고, 그 중 절반인 150명이 지니어스 바(Genius Bar)에서 일합니다. 새벽 2시에 영화를 편집하다 문제가 생겼다구요? 그럼 여기로 오면 됩니다.”

애플 스토어를 성공으로 만든 인물, Ron Johnson

2011년 6월 15일의 WSJ 기사에 따르면, 작년 한 해동안 애플 스토어 전체 326개 매장을 방문한 사람 수가 디즈니 테마 파크를 1년간 방문하는 사람 수(6천만명)보다 4배가 많았으며, 단위 면적(1 sqft)당 매출은 $4406로, 고급 다이어몬드 보석을 판매하는 티파니의 단위 면적당 매출 $3070을 크게 앞선다. 아찔할만큼 경이로운 실적이다.

이런 천재적인 아이템, 애플 스토어를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처음 아이디어는 스티브 잡스의 머리에서 나왔을 수 있지만, 실제로 구체적인 전략을 실행했던 사람은, 애플에서 일하기 전에는 Target의 부사장이었고, 지금은 JCPenny 백화점의 CEO가 된 52세의 Ron Johnson이었다. 그는 2000년에 애플에 옮겨와서 Genius Bar, 매장 디자인, 애플 스토어 직원 교육 매뉴얼 등, 애플 스토어의 핵심적인 것들을 만들었으며, 2007년에는 70만주의 스톡 옵션을 행사해서 $112M(약1200억원)의 큰 돈을 벌기도 했다(주: Wikipedia). 2011년 6월 14일, 그가 애플을 떠나 JCPenny의 CEO가 될 예정이라는 발표가 있자마자 JCPenny의 주가가 하루만에 무려 18%가 상승했으니, 그가 애플을 위해 이룬 업적은 많은 투자가들에 의해 인정받은 셈이다.

Ron Johnson의 CEO 선임이 발표된 2011년 6월 14일 당시의 JC Penny 주가 변동. 하루만에 무려 18%가 상승했다.

마지막으로 아래는, 2001년에 스티브 잡스가 직접 나와 애플 스토어의 컨셉을 하나 하나 설명하는 비디오이다. 그는 죽었지만 그의 영혼은 애플 제품과 애플 스토어에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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